마음
메조소프라노와 앙상블을 위한 곡(1990)
메조소프라노와 공간적으로 분리된 4개의 악기그룹을 위한 편성(12 악기)
루이지 노노(Luigi Nono)를 기리며
그라츠의 기술 및 사무직 노동자 회의소 위촉 작품
초연: 1990년 10월 6일, 메조 소프라노: 오토 수잔네, 앙상블 모데른(Ensemble Modern), 지휘자 한스 첸더
마음(MA-UM)이라는 한글 제목은 마음, 생각, 느낌, 의미, 의식 등 여러 가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. 오랜 옛날의 도교적인 그리고 선불교적인 분위기를 상기시키는 안겔루스 실레시우스(Angelus Silesius)의 신비주의적인 시구들이 나로 하여금 주제(Motto)를 작곡하게 하였고 그 뒤로 헤테로포니한, 즉 이질적인 악장이 이어진다.
박-파안 영희
사용된 텍스트
1. 멈춰 봐, 어디로 가는 거야? 하늘은 네 안에 있어,
신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면, 너에게 그는 요원할 거야
안겔루스 실레시우스(1624-1677): “세루빈의 방랑자”에서 발췌
2. 내 마암 / 베어내어
저 달을 / 맹글고저
구만리 / 장천에
반드시 / 걸려있어
고은 님 / 계신 곳에 가
비치어니 / 보리라
정철 (1537-1594, 시인, 정치가); 송강가사(정음사 1987)에서 박-파안 영희 번역
3. 별은 멀리 있고
밤빛은 깊었는데
바위에 외로운 등불
달은 기우네
뚜렷이 찬 광명
이지러짐 없거니
하늘에 걸려 있어
나의 마음일러라
4. 사람이 있어 寒山 길을 묻는다
그러나 寒山에는 길이 통하지 않네
한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고
해는 떠올라도 안개만 자욱하네
나 같으면 어떻게고 갈 수 있지만
내 마음 그대 마음 같지가 않네
만일 그대 마음이 내 마음과 같다면
어느덧 그 산속에 이르르리
한산(寒山 선불교 시인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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